자영업자 60% “창업준비 6개월 미만”
3년내 절반이상이 망해
6개월도 채 준비하지 못하고 창업해 3년 내 절반 넘게 망한다.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‘자영업은 자영업과 경쟁한다’ 보고서는 우리나라 자영업의 현주소를 이렇게 조명했다.
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청 조사 결과 자영업자의 60.4%는 창업 준비기간이 6개월 미만에 그쳤다. 창업 준비기간이 짧으면 소득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. 월평균 순이익이 150만원 이하 생계형 자영업자가 다수인 숙박·음식업, 소매업, 오락·문화·운동 관련 사업에서는 각각 72.5%, 69.8%, 68.5%였다.
준비 없이 창업한 자영업자들은 이내 과당경쟁에 시달리게 된다. 통계청의 ‘2004∼2009 사업체 생멸 현황 분석’에 따르면 연평균 60만개 사업체가 시장에 진입하고, 58만개가 퇴출당한다. 이 기간 도·소매업, 숙박·음식업, 제조업은 시장에 진입한 사업체보다 퇴출당한 곳이 많아 상대적으로 경쟁이 치열했다.
보고서는 “2010년 기준 자영업자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(OECD) 국가 중 4위에 해당하는 28.8%로, 자영업자가 양적으로 과다한 현실”이라고 지적했다. 실제로 대표적인 자영 사업업체인 미용실은 서울에 1㎢당 평균 36개가 밀집해 있다.
이렇다 보니 수익성은 떨어지고 빚은 늘 수밖에 없다. 업종별 월 평균 순이익을 보면 전기·가스·수도·건설업과 제조업, 정보·기술·사업서비스업을 빼면 다른 업종은 150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다. 생계형 자영업자가 대부분인 수리·개인서비스업은 41만원에 그쳤고, 부동산·임대업도 91만원에 불과했다.
자영업자 가구의 지난해 가계부채가 전년보다 1400만원(18.6%) 늘어난 8500만원에 달한 것도 이런 현실과 무관치 않다. 수익성 악화의 끝은 퇴출이다. 통계청에 따르면 자영업자가 창업 후 3년 동안 생존할 확률은 46.4%로 과반이 퇴출당한 것으로 나타났다.
이 보고서를 작성한 김광석 선임연구원은 “자영업 위기의 주된 원인은 업자 간 과당경쟁인 만큼 정부는 창업보다는 재취업을 유도하고, 소득과 학력을 고려해 차별화된 자영업 진흥 정책을 펴야 한다”고 제안했다.